안녕하세요. 저는 강화도에서 '루아흐'라는 파스타집을 운영하고 있는 전성현입니다. 강화도에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녔고, 20살에 떠났다가 20대 중반이 지나 다시 돌아오게 됐어요.
요리를 하기 이전에는 배우의 꿈을 가지고 서울에서 극단 생활을 했어요. 강화도로 다시 온 건, 솔직히 말하면 일종의 '도피'였죠. 서울에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어요. 되고 싶었던 것들, 하고 싶었던 것들을 이루지 못했고, 결국 더는 버틸 힘이 없어졌어요.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처음에는 대단한 계획 없이 그저 하루에 10만 원 정도만 벌면 혼자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왔죠. 서울보다 월세가 싸니 창업도 가능할 것 같았고요. 고향에 와서 대단한 음식점을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은 없었어요. 그저 서울에서 모든 힘을 다 쓴 것 같아 내려온 거예요.
고향에 와서 도시와 가장 다르다고 느꼈던 건 이곳에서 받는 환대예요. 그날 재료를 그날 아침에 사는 게 저의 요리 철칙인데, 풍물시장에 아침마다 가면 모든 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세요. 셰프님이라고 환대도 해주시구요. 제가 마치 뭐라도 된 것처럼따뜻한 응원의 시선들을 많이 받아요. 그렇게 매일 아침을 여니까 항상 기분 좋은 마음으로 시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