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퍼들 안녕! 금모닝이야. 찌는 듯한 더위에 다들 잘 지내고 있는 거지?😵 이제 본격적으로 휴가 준비하는 트리퍼들이 많겠다! 이번 휴가 때 복잡한 곳에서 멀리 떨어져 시간을 품고 있는 곳에 가보는 건 어떨까? 느리게 가는 공간에서 기록하기 좋은 곳을 추천해 준 이수현 작가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해.
IT회사에 근무 중인 그녀는 아날로그 한 한옥을 좋아한다고 해.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복잡한 환경 속에서도 가장 인간다움이 남아있는 한옥과 문학을 사랑하는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아?
이런 사람들이 읽으면 좋아요 🫶🏻
#작가를 꿈꾸는 N잡러들
#한옥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
#안온한 쉼이 필요한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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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회사를 다니며 글을 써요.
안녕하세요, 현재 IT 회사에 재직 중이며, 두 권의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한 이수현이라고 합니다. 많이들 물어보시는 책을 낸 계기라고 함은 내 이름으로 된 창작물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가장 강해서 였던 거 같아요. 대기업 IT 회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큰 기대와 설렘을 갖고 입사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금방 대체될 수 있을 것 같고 제가 하는 일의 의미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잘하고 나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결국 창작 지원금을 받아 '유리젠가'와 그리고 '기록하는 태도'를 쓴 작가가 되었습니다. 😊
고민의 끝을 가보니 책이 나오게 됐어요.
원래도 대학생 때부터 글을 쓰는 걸 굉장히 좋아했어요. 사실 누구나 문과생이라고 하면 글 쓰는 걸 좋아하고 나만의 책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은연중에 있잖아요. 본격적으로 그 욕구가 발현된 건 직장 생활을 하면서 "진짜 내 이름으로 된 뭔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사실 대학생 때는 그저 끄적이는 글이라고 하죠. 그냥 떠오르는 생각이나 내 일기 같은 느낌의 간단한 글만 써왔었어요. 그런 것들이 세상에 나오는 게 의미 있으려면 독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하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요새 친구들이 고민하는 게 뭘까?"라는 물음에 다다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첫 번째 책을 낼 때는 내가 겪었고 요즘 20대 취업 준비생 친구들이 가장 많이 겪는 취업난에 대해 다뤄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첫 소설집 "유리젠가"에는 20-30 청년 세대의 취업난 로맨스 스캠, 그리고 세대 간의 갈등과 같은 사회 문제를 다뤘어요. 공감을 많이 주고 그들에게 위로가 되는 작품을 쓰고 싶었던 것 같아요.
by. y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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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회사를 다니며 글을 써요
("위 이미지 또는 아래 버튼을 클릭하면 영상으로 인터뷰를 만나 볼 수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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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 작가가 추천하는 공간
"여기는 직장인들의 성지에요. 휴식을 취하면서 잠도 잘 수 있고, 커피도 마실 수 있고, 책도 읽을 수 있어요. 삼성역이라는 도심 속에 있어서 비쌀 거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만화책, 고전 서적, 소설책 등 너무 다양한 작품이 있는데도 가격이 저렴해요. 그래서 커피 한 잔 시켜놓고 몇 시간 이상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 또 소파 좌석이나 창가 좌석 등 좌석도 다양해서 책을 읽거나 집필 등 작업하기도 좋아요."
작업능률이 오르는 이유
작가님이 소개하길 꺼리는 이유가 느껴지는 공간이었어. 따듯한 조명과 은은히 기분 좋게 해주는 향기 등 북앤레스트에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포근한 느낌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었어. 커피 한 잔을 시켜서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았는데, 정말 글이 잘 써지는 느낌! 뭔지 알아? 일을 하다가 잠시 집중이 안된다? 그러면 달콤한 디저트에 커피를 한 입 마시다가, 잡지나 평소에 보고 싶었던 책을 잠시 읽으니까 진짜 좋더라!
실제로 방문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각자의 할 일을 하고 있었어! 하지만 워낙 조용조용 에티켓을 지키고 있어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집중을 잘할 수 있었어. 내가 앉은 바 테이블 외에도 소파 좌석이나 만화카페에서 봤을 만한 동굴 좌석 등 다양한 좌석이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쉬어갈 수 있었어!
by. 에디터 : kev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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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 작가가 추천하는 공간
"기자 생활을 하신 분이 만든 자그마한 서재예요. 캐치 프라이즈 자체가 '돈이 아닌 것들을 교환하는 곳', 그러니까 돈이 아닌 무형의 것들을 교환하고 생각하는 곳'이라는 의미인데 책, 글 그리고 어떤 기록 같은 것들은 돈으로 바로 환산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분은 이 공간에서 만큼은 생각하고 떠올릴 수 있도록 본인이 직접 사비를 투자해서 마련하셨다고 해요.
그래서 창작자들이 좀 더 집중하고 작품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다락방 같은 공간을 제공하는 게 인상 깊었어요. 또 그 공간이 사비로 운영되다 보니까 운영이 좀 어려웠던 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잠시만 영업하고 중단했었어요. 그런데 그 곳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결국 열띤 성원에 힘입어서 다시 오픈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곳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창작 공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많아져서, 그것이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의 풍경을 그대로 바라보기
60년 묵은 폐가가 새롭게 탄생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곳. '첫 서재' 이곳에는 또 독특하고 귀여운 상자가 있는데 바로 '그림책 세 줄 상담소’ 라는 거야! 누군가 쪽지에 고민을 적어 상자에 넣어두고 가면, 그 고민에 도움이 도리 만한 그림책을 SNS로 소개해주고 세줄의 상담 글을 덧붙여 주는 형식이래.
점점 쪽지들이 쌓여서 100개도 넘었다고 하더라고. 그 쪽지의 주제 대부분이 '비교' 였다는 점에서 책방지기는 놀랐었다고 해.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낙오하는 느낌이 들지 않게 계속해서 비교하며 살아온 우리! 한 번쯤은 내려놓고 내 마음의 풍경을 그대로 바라봐도 되지 않을까?
by. 에디터 : 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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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 작가가 추천하는 공간
"충북 진천에는 시기공추라는 숙소가 있어요. 근데 거기도 역시 자갈밭이 있어요. 자갈밭을 제가 좋아하나 봐요. 자갈밭이 아름답게 펼쳐진 안으로 들어가면, 한옥 서까래가 제일 먼저 보이고 다음으로 고즈넉한 분위기의 한옥 숙소가 있어요. 거기도 옛 정취를 품고 있는 곳이에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도심과 완전히 떨어진, 내 생각만 할 수 있고 내 작품에만 몰입할 수 있는 한옥 독채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나에게 맞는 시기와 공간
시기공추는 '시기'와 '공추'라는 두 공간으로 나뉘어 있어. 머무는 사람의 자연스러운 동선과 경험의 시간을 중심으로 설계 되었다고 해. '추억은 잘 공간화되어 있으면 그만큼 더 단단히 뿌리박아 변함없이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말은 가스통 바슐라르의 저서 <공간의 시학>에서 따왔는데 여기서 '시기공추'라는 이름이 태어났어. 우리는 공간 속에 존재하고, 존재의 순간에 배인 향, 온도, 소리는 추억이 되지. 훗날 그곳을 다시 찾을 때 추억은 감각적으로 되살아나니까!
이곳은 통창으로 사계절 자연이 쏟아져 들어와. 시간과 계절의 흐름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풍경을 보면서 자연과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한 발짝 밖으로 걸어 나오면 야외 온수풀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고, 온수풀과 바로 이어진 욕실에서는 욕조에 누워 천창 너머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쉴 수 있어. 해가 저물면 화로를 켜고 둘러앉아 잔잔한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도 좋겠지.
by. 에디터 : 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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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 작가가 추천하는 공간
"저는 주로 한옥을 많이 가요. 좀 의아해 하실 수 있는데 제가 좀 아날로그한 사람이거든요. it 회사를 다니면서도 신춘문예 글을 준비하고, 그러면서도 한옥을 좋아하고 하는 것들이 좀 비대칭적이라고 느껴지지만, 어쩌면 옛날 전통의 것이 저에게 주는 영감이 좀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옥으로 공유되어 있는 숙소를 찾아서 가는 걸 좋아해요. 그게 또 기록에 도움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
정화되는 나만의 시간
'한옥 시호일'은 벽에 묻혀 있거나 페인트칠이 되어 있던 기둥과 서까래가 50년 만에 새 단장을 거쳐 본연의 색과 결을 되찾았고, 나무 기둥과 주춧돌, 한지와 삼베 등 한국적 미학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있어. 또 아르떼미데의 네시노 램프, 한스 베그너의 CH24 위시본 체어, 딥 블루 컬러 소파와 메탈 키친 같은 모던하고 미니멀한 오브제들이 공간을 구성하고 있어. 근사한 시너지라는 말이 딱 어울릴 것 같아.
한옥 시호일을 나와서 발걸음을 옮기면 철길을 따라 조성된 숲길이 있어. 이 길은 강릉중앙시장으로 이어져 있어서, 산책을 하면서 다양한 식당과 강릉을 대표하는 소담한 먹거리들도 만날 수 있다는 점! 내 삶의 리듬을 찾고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시간을 여기서 꼭 가져보길 바래.
by. 에디터 : ri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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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트립레터에서도 기록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었잖아? 이번 수현 작가를 통해서도 다시 한번 기록의 중요성을 깨달았어. 방 정리를 하다 수년 전에 끄적거렸던 일기들, 편지들을 읽어보면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어떤 감정을 가졌었는지 비로소 알게 되잖아? 시간이 빠르게 흐를수록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걸 원하고 살았는지 가끔은 잊고 사는 거 같아. 그 시간들을 붙잡아서 나를 기록해 보자.
수현 작가가 추천하는 공간들에서 이번 여름 휴가를 계획해 보는 건 어때? 트리퍼들의 안온한 휴식처가 되길 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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