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깊숙이 간직하고 싶은 공간은,
언제나 우연처럼 찾아옵니다.
올해도 여행길 곳곳에서
그런 장면들이 있었죠.
문득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잠시 앉아 머무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달라지는 곳들.
마치 내 비밀 아지트처럼,
오래 두고 기억하고 싶은
네 장면을 골랐습니다.
섬세한 일본 감성이 묻어나는
망원동의 하츠코히,
약배전 스페셜티 커피의 개성을 담은
부산의 나이브브류어스,
바다와 어울린 힙한 무드의
고성 SUNBED,
그리고 음악과 와인이 머무는
용인의 카페히읗.
서로 다른 풍경을 품고 있지만,
모두가 ‘나만 알고 싶은 공간’이라는
공통점을 지녔습니다.
당신의 일상에도 살짝 숨겨두고 싶은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며,
이번 주 트립레터,
비밀스럽게 간직하고 싶은 공간들 편.
지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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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립레터에서 소개하는 공간의 제목을 클릭하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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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츠코히의 첫인상은 마치 오래된 일본 영화 속 장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합니다. 골목 모퉁이에서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작은 공간 안에 소품과 포스터가 빼곡히 들어차 있고, 은은한 조명이 그 위로 부드럽게 흘러내립니다. 모든 것이 반듯하게 정돈된 카페와 달리 이곳은 조금 엉성하고, 조금은 즉흥적이며, 그래서 더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소품 하나에도 오너의 취향이 스며 있어, 마치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은 듯한 편안함이 느껴지지요. 카페라기보다는 ‘거실 같은 공간’이란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는 일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작은 시간을 빌려 사는 듯한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image ⓒ 하츠코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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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포동의 잔잔한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일본 어느 뒷골목을 산책하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낮은 건물들 사이로 햇살이 조각나듯 비치고, 사부작사부작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작은 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렇게 멈춰 서서 문을 열면 나이브브류어스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창고를 개조해 만든 듯한 내부는 투박하면서도 세련된 매력이 있고, 빈티지한 소품들이 공간 곳곳에 흩뿌려져 있어 시선을 끕니다. 카운터 한쪽에는 고양이 캐리커처와 사진들이 걸려 있어 주인의 취향이 자연스럽게 배어 있지요. 단순히 커피를 마시러 오는 곳이 아니라, 작은 전시 공간에 초대받은 듯한 기분. 그래서 사람들은 이 골목까지 일부러 찾아와도 아깝지 않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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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파도 소리와 함께 시선을 끄는 주황·노랑 외관의 건물이 보입니다. 바로 고성의 선베드. 대진초등학교 앞, 바다를 마주한 자리에 자리 잡은 이곳은 강렬한 색감으로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지요. 내부에 들어서면 분위기는 또 다른 반전을 선사합니다.
노출 콘크리트 구조가 주는 시크한 인상과 곳곳에 놓인 식물·소품이 어우러져 마치 작은 미술관에 들어온 듯한 기분. 자리를 고를 때마다 다른 풍경이 보이는 것도 재미입니다. 데이트 코스로도 좋지만, 여행 중 잠시 머무는 휴식처로도 손색없는 공간입니다.
image ⓒ SUNB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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