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낮출 수 있는 집”
요즘은 멀리 달리기보다,
잠시 멈춰 서서
바람 한 줌과 빛 한 줄을 느끼는
시간이 더 소중합니다.
창틀을 가득 채우는 숲의 결,
다랭이논을 스치고 오는 햇빛,
산골 밤하늘의 별무리,
도심 가장자리의 고요까지.
오늘 소개할
네 곳은 같은 말을 건넵니다.
잘 쉬는 법을 먼저 배우자.
수락휴의 도심형 숲,
평택 트리하우스의 프레임,
남해 설레인별의 다랭이논 뷰,
자연닮은치유농장의 산골 리듬.
일상의 어지럼을 잠시 내려놓고
자연의 속도에 맞춰 걷는 하루.
트립레터, 숲과 밤의 집들 편.
지금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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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립레터에서 소개하는 공간의 제목을 클릭하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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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블라인드 사이로 스며드는 초록빛, 바닥에 번지는 나뭇잎 그림자, TV 대신 턴테이블이 반겨주는 조용한 밤. 수락휴의 하룻밤은 도시의 속도를 잠시 꺼두고 감각의 볼륨을 높이는 시간입니다. 방문자센터에서 LP와 책을 고르는 행위부터가 이미 휴식의 예열이에요. 창을 통해 별을 올려다보고, 음악 한 면이 끝날 때마다 잔잔해지는 마음을 느끼다 보면 “도심형 자연휴양림”이라는 말이 새삼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서울 첫 도심형 자연휴양림으로 정식 개장한 뒤 “휴양림계의 에르메스”라는 별칭을 얻은 이유도, 공공이 만든 공간에서 드문 섬세함 때문이겠죠. 객실, 트리하우스, 산책로까지 숲의 결을 해치지 않도록 배려한 설계 덕분에 “멀리 떠나야만 쉼이 가능하다”는 오래된 공식이 이곳에서 무너집니다.
image ⓒ 수락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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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주인공은 ‘창’입니다. 나무가 집을 관통하고, 널찍한 창틀은 숲을 반듯하게 잘라낸 액자처럼 앉을 자리를 내어줘요. 2층 창가에 몸을 기대면 멀리 구경하는 풍경이 아니라, 방 안까지 밀려든 초록이 시야를 가득 채웁니다.
그래서 톰소여 창가는 요즘 ‘인생샷 성지’로 회자되고, “숲의 아이가 되는 마법의 창”이라는 표현이 신문 지면에 실릴 정도죠. 사진 한 장에 끝나지 않는 이유는, 카메라를 내려놓은 뒤에도 숲의 리듬이 천천히 몸에 스며들기 때문. 프레임 하나가 하루의 속도를 바꾸는 경험, 트리하우스가 제안하는 가장 설득력 있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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