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맛, 어디로 갈까요”
곱창은 직화로 불맛을 내고,
국밥은 맑게 곰탕을 빚고,
전은 술을 타고 감성으로 흐르고,
빵은 화덕 속에서 유럽을 구웠습니다.
서울의 종로부터 부산 해운대까지.
지도 위 네 점이지만,
네 가지 입맛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죠.
이번 주 트립레터,
입맛 따라, 기분 따라,
도시를 건너는 네 번의 식사
시작해볼까요?
아, 미리 말씀드려요.
이번 주말, 배달보다 외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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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립레터에서 소개하는 공간의 제목을 클릭하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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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날, 해운대 골목을 거닐다 보면 마음이 먼저 반응하는 공간들이 있습니다. ‘후스후무무’는 그런 곳이었어요. 유럽의 작은 마을처럼 꾸며진 외관에 끌려 문을 열었고, 안쪽은 동굴을 닮은 인테리어로 다시 한 번 눈을 사로잡았죠.
동화 속 한 장면처럼 꾸며진 베이커리에는 갓 구운 빵 냄새가 가득하고, 그 사이를 유영하듯 걷는 손님들의 표정엔 설렘이 묻어납니다. 이곳의 이름은 ‘누구게? 무무?’라는 순수한 어린아이의 물음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요. 그 이야기를 알고 나면, 공간 전체가 마치 아이의 상상력을 품은 빵나라처럼 느껴질지도 몰라요.
image ⓒ 후스후무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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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맛보면 잊기 어렵고, 두 번은 기본, 어떤 손님은 석 달 동안 20번이나 다녀갔다는 이야기가 믿기지 않으시나요? 하지만 ‘대팔이네’에서는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서울 천호동 깊은 골목 어귀에 자리한 이곳은, ‘찾기 어렵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늘 긴 웨이팅 줄이 늘어서 있는 돼지곱창 전문점입니다. 분위기 좋은 조명과 에너지 넘치는 직원들, 그리고 불향 가득한 곱창 한 점이 어우러지면 단순한 식당이 아닌 기억에 남는 한 끼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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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전통의 골목에 발걸음을 들였을 뿐인데, 낯선 신선함이 먼저 반긴다면? ‘호선생전’은 그 경계에 있는 공간입니다.
광장시장의 복작복작한 일상 속에서, 한층 감각적인 외관과 쾌적한 내부로 시선을 붙잡는 이곳은 전통 한식과 한 잔의 술이 가장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풍경을 만듭니다. 육전왕김말이, 볼카츠빈대떡, 함평식 한우육회… 전이 이렇게 트렌디해질 수 있었나 싶죠. ‘호선생전’은 이름처럼, 익숙함을 ‘호’하게 다시 보게 만드는 경험의 장입니다.
image ⓒ 호선생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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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의 조용한 거리.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면 작은 공간, 10석 남짓의 자리에 단정한 놋그릇 한 상이 놓입니다. 이곳은 ‘옥동식’. 국밥의 이름을 새로 쓴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집입니다.
뽀얗고 묵직한 돼지국밥 대신, 맑고 투명한 곰탕으로 다시 태어난 국밥. 먹어보면 압니다. ‘담백한데도 깊다’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라는 걸요. 한 그릇의 온도, 식감, 향까지 조율된 이 밥상은, 몸과 마음에 조용히 번지는 따뜻함으로 남습니다.
image ⓒ 옥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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