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외국 아닌데 외국 같아요”
비행기 안 탔는데 기내식 느낌.
환전 안 했는데 현지 가격.
여권 안 찍었는데, 기억엔 도장 꽉.
오늘 소개할 네 곳은
외국인 사장님들이 직접 만든 ‘
진짜 그 나라 맛’이 숨어 있는 공간들이에요.
누가 봐도 ‘진짜’니까,
우린 그냥 먹기만 하면 됩니다.
당신의 미각은 지금
도쿄, 이탈리아, 튀르키예를 경유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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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간, 평일의 연남동 거리는 여유롭지만 사루카메 앞만은 다릅니다. 브레이크 타임을 한 시간이나 앞둔 시점인데도 문 앞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어요. 그들의 손엔 캐치테이블 예약 알림창이 떠 있었고, 눈에는 기대와 설렘이 묻어 있었습니다.
이곳은 생활의달인 941회에 출연했고, 2024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이름을 올린 라멘집. 미식의 기준을 엄격히 세우는 미쉐린의 선택은 단순한 ‘맛집’ 이상의 가치를 상징합니다. 그리고 그 명성을 입증하듯,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은 더 몰려들었지요. 하지만 브레이크 타임이 되자 거짓말처럼 빠져나가는 손님들. 썰물처럼 가게를 떠나는 그 순간조차, 사루카메의 ‘기다림의 미학’이 남긴 여운처럼 느껴졌습니다.
image ⓒ 사루카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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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골목 어귀를 돌다 보면, 이탈리아 바에 앉은 듯한 낯선 감각이 스며듭니다. 진한 커피향과 “그라체!”라는 익숙지 않은 인사, 활짝 웃으며 “그라찌에~”로 답하는 사장님의 모습까지. 프롤라는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를 넘어, 이탈리아의 ‘삶의 방식’을 공간에 고스란히 옮겨놓은 곳입니다.
이탈리안 바리스타 출신 대표가 해외에서의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만든 이곳은, 커피를 중심으로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를 제안합니다. 커피 한 잔에도 온도와 바디감, 산미의 균형이 세심하게 깃들어 있어, 마시는 행위 그 자체가 ‘감각적인 경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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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적당히 부는 어느 오후, 제주시 구좌 비자림로 한가운데서 이탈리아의 향을 만났습니다. 깔끔한 우드톤 외관에 초록 식물이 살짝 기댄 이곳, 도우보이(Doughboy). ‘캐주얼’이라는 단어로는 설명이 부족한 공간입니다. 거대한 화덕에서 갓 구운 피자의 냄새가 입구부터 퍼지고,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서 제주 풍경이 창밖으로 흐릅니다.
이곳을 운영하는 외국인 사장님은 “전화는 받지 않으니 인스타그램을 확인해 달라”는 말처럼, 규칙 대신 여유와 감각으로 공간을 채웁니다. 동시에 1인 1메뉴, 5인 이상 불가, 케어 키즈존 등 섬세한 배려와 존중의 룰도 잘 지켜지고 있지요.
image ⓒ 도우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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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맞은편, 네이버 지도에서조차 사장님이 “잘 안 보인다”며 아쉬움을 표현할 정도로, 스위디는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어 있습니다. 하지만 계단을 올라 2층 입구를 통과하는 순간,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지죠. 유럽풍 인테리어, 고풍스러운 식기류, 곳곳에 놓인 소품들까지 마치 작은 궁전 같습니다.
소규모 테이블들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되어 있어 연인이나 친구와의 대화에도 집중할 수 있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디저트를 즐기기 딱 좋은 공간입니다. 사장님의 정성은 곳곳에서 느껴지고, 커피를 내리는 순간마저 하나의 퍼포먼스로 다가옵니다.
image ⓒ 스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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