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사람 많은 카페, 눈치 보이는 셀카,
조용히 혼자 걷고 싶은 산책로까지.
그래서 우리는 밤을 기다린다.
사람이 빠진 거리, 살짝 졸린 카페 조명,
그제야 꺼내는 이야기들.
지금 이 시간,
잠 안 오는 당신을 위한 공간들을 모았습니다.
이름하야, 밤은 짧고 할 건 많다.
이번 주 트립레터는
서울, 부산, 강원, 제주.
네 도시에서 찾은 야행성들을 위한 심야 아지트 가이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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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립레터에서 소개하는 공간의 제목을 클릭하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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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새벽의 고요함을 사랑하고, 누군가는 밤늦은 작업에 몰입하기를 원합니다. 논오프는 그런 우리에게 가장 이상적인 시간을 선물하는 공간입니다. 24시간 언제나 문을 열고, 맛있는 브런치와 커피, 여유로운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채 반겨주는 이곳.
조용한 음악, 넓은 간격의 테이블, 예술 작품이 걸린 벽면은 더 이상 ‘카페’라는 단어 하나로는 담기 어려운 감각을 전달합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러 왔다가, 마음 한 켠까지 충전되는 경험. 목동에서 이런 공간을 만날 줄, 몰랐습니다.
image ⓒ 논오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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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돼지, 고기국수, 갈치조림… 제주 여행의 맛집 코스는 익숙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그 익숙함을 벗어나 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제주시 일도2동의 옐로우돕을 추천합니다. 낮에는 ‘쉐어 코스 런치’를 운영하는 아시아 퓨전 와인바.
마라, 코코넛, 타마린드 같은 이국적인 향신료가 우리의 식탁에 낯설게 등장하지만, 그 낯섦이 오히려 제주에서의 한 끼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공항에서도 멀지 않은 한적한 동네에서, 한 끼를 예술처럼 풀어낸 이곳. ‘이 맛은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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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카페를 찾아 들어갔고, 누군가는 조용한 바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사랑방다실은 그 중간 어딘가, 다정한 ‘사랑방’처럼 우리의 저녁 시간을 받아줍니다. 전포동 한복판, 오후 8시 반이면 문 닫는 대부분의 카페들과는 달리 밤 11시까지 조용히 문을 열고, LP 음악을 튼 채 우리를 기다리는 이곳.
어두운 조명과 푹신한 소파, 따뜻한 커피 향기까지. 여기는 요란한 말 대신 음악과 무드가 이야기를 대신합니다. “이대로 집 가긴 아쉬운데…“라는 생각이 드는 밤, 사랑방다실이 있다는 건 참 고마운 일입니다.
image ⓒ 사랑방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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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함께할 곳을 찾는 건 꽤 까다로운 일입니다. 속초에서 그런 고민을 덜어주는 공간이 바로 ‘백수씨 심야식당’입니다. 어둠이 내려앉을수록 빛나는 작은 주택 하나. 주택을 개조한 외관은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은 듯 친근하고, 안으로 들어서면 정갈한 다찌석과 은은한 조명이 반겨줍니다.
안쪽으로는 조용히 담소 나누기 좋은 테이블룸 세 개가 마련되어 있어, 분위기를 고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딱입니다. 심야까지 이어지는 영업시간도 이곳의 큰 매력. “늦었는데 괜찮을까?”라는 걱정은, 여기선 접어두셔도 좋습니다.
image ⓒ 백수씨 심야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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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에서 청년들의 일상은 어떻게 흐를까요? 남해 청년센터의 공은지 팀장은 “자립과 경험, 그리고 연결”이라는 키워드로 청년들의 삶을 함께 그리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주에서의 미술감독 활동, 서울에서의 문화기획 경험을 거쳐 지금은 남해라는 조용한 바닷가 마을에서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것들을 함께 실험하고,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는 시간들. 이곳에서는 청년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하나의 삶의 결이 됩니다.
남해에 오기 전, 공은지 팀장은 문화예술 기획자이자 미술감독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는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에서 착안한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꼽습니다. 도시를 소리와 기억, 감각으로 다시 바라보는 실험이었죠. “사람들의 감각과 마음으로 문학이 확장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참 좋았어요.” 문화가 사람의 감각을 일깨우고, 다시 그것이 공간과 지역을 이해하는 도구가 되었던 순간. 그 경험은 지금의 청년센터 기획에도 고스란히 녹아들고 있습니다.
image ⓒ 트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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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알람은 7시인데, 잠은 안 온다.
근데 또 이 밤이 너무 아깝다.
피곤할 거 알면서도 자꾸만 나가고 싶은 밤,
그 마음 우리가 이해해봤습니다.
조금은 과몰입한 감성으로,
조금은 덜 자는 밤으로,
이번 주도 잘 다녀오세요.
잠은 내일의 내가 잘 거니까요.
그럼, 다음 트립레터에서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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