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고, 먹고, 감탄하고 — 정신 차리면 이미 저장한 곳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내 입맛이 어디론가 떠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따라갔습니다. 구글맵 켜고요.
가끔은 이런 데가 있어요.
풍경 보러 갔다가
내 표정이 풍경이 되고,
커피 마시러 갔다가
그 향이 하루를 바꾸고,
책 보러 갔다가
기억 하나 끼워서 돌아오는 곳.
그런 이상한 마법이 있는 네 곳을 준비했어요.
사진 찍기 좋아서 간 건데,
살짝 울컥해도 책임은 못 집니다.
지금 떠나면
‘잘 찍었다’보다
‘잘 다녀왔다’는 말이 먼저 나올 거예요.
그럼 트립레터 시작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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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립레터에서 소개하는 공간의 제목을 클릭하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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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도심을 벗어나지 않아도, ‘자연 속 힐링’이 가능하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 있습니다. 이름마저 직관적인 카페 산아래.
서울 우이동, 북한산 국립공원 초입의 마지막 계곡 끝자락에 자리한 이곳은 차량으로도 편히 갈 수 있지만, 막상 도착하면 공기부터가 다릅니다. 숲은 바로 곁에 있고, 나무 그림자가 통유리 너머로 손짓합니다. 머리 위로 내려앉는 은행나무의 노란 그림자와 계곡물 소리. 이곳은 정말, ‘서울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쉼표’ 같은 공간입니다.
image ⓒ 산아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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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어느 오후, 나무 그늘 아래 햇살이 부서지고, 바람은 산방산 너머로 흐릅니다. 위이는 그런 풍경 속에서 차분히 자리한 공간입니다.
와인의 ‘Wi’와 커피의 ‘ee’를 조합한 이름처럼, 위이는 향과 맛이 머무는 순간을 온전히 음미할 수 있는 곳이죠. 위이라는 단어를 한자로 풀면 ‘委蛇’, ‘침착하고 느긋한 모양’을 뜻한다고 해요. 그 의미처럼 이곳은 ‘숨 쉬는 공간(Breathing Room)’이라는 정체성을 담고, 제주라는 땅 위에서 여유로운 시간의 속도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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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유서 깊은 고요 속에서, 아주 조용히 숨을 들이쉬는 듯한 이름 하나. ‘브레스커피웍스(Breath Coffee Works)’. 단순히 커피를 내리는 공간이 아닙니다.
불국사와 석굴암 인근, 천년고도의 기운이 맴도는 자리에 자리잡은 이곳은 건축, 조경, 가구, 커피,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 공간입니다. 숨결 로스터리라는 이름으로 내공을 다져온 이 브랜드는 커피 한 잔에 그 시간의 밀도를 담아냅니다.
image ⓒ 브레스커피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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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의 한 골목. 좁고 구불구불한 그 길목에 들어서는 순간, 콧등을 스치는 건 낡은 종이에서 피어오르는 책 냄새입니다. ‘보수동 책방골목’. 국내 유일의 헌책방 밀집 거리이자, 2019년 ‘부산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소중한 문화 자산입니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지금, ‘책’뿐 아니라 ‘풍경’을 찾는 MZ세대의 성지로도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간판, 색 바랜 책 더미, 비에 씻긴 시멘트 골목… 이 모든 요소가 요즘 감성 스냅 사진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배경이 되죠. 실제로 SNS에서는 ‘#보수동책방골목’ 해시태그와 함께 책을 든 채 포즈를 취한 감각적인 사진들이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일부 작가들은 이 골목을 배경으로 포트폴리오 촬영을 하기도 합니다.
image ⓒ 부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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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친구가 추천해주데예, 안 가보면 손해라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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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아이의 시력이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시야가 넓은 곳에서 지내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 한마디가 우리 삶을 바꿨어요.”
도시에서 버텨내던 하루하루. 무심코 놓치고 있던 중요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임남경·황동현 부부는 아이의 손을 잡고 남해를 찾았습니다. 연고도 없던 땅, 처음 밟는 길.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먼저 알아봤다고 합니다. “남해에 도착하자마자 이곳에서 살고 싶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거창에서 먼저 9개월을 살아본 경험도 큰 힘이 됐죠.”
image ⓒ 트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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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정 : ~ 5/26 10:00 까지 신청 가능
✔︎ 선정 : 총 12팀 선정 예정
✔︎ 혜택 : 설채현 원장 강의, 원포인트 레슨 등
image ⓒ 대한민국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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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급, 입실, 사용지역 등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 통해 확인하세요
image ⓒ 대한민국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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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은 찍는 게 아니라, 당하는 거더라고요
요즘 자꾸 찍히고 싶어요.
카메라에, 풍경에, 기억에.
물론 남이 찍어줘야 예쁘지만
이상하게 여긴 혼자 찍어도 감성 낭낭하더라고요.
이번 주 소개한 네 곳은
지도보다 사진첩에 먼저 저장되는 곳들이에요.
맛도 있고, 말도 예쁘고, 배경도 잘 나와요.
그리고 그 배경 뒤로
“나 여기 다녀왔어”
라고 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생기죠.
그러니까 이번 주는
어디든 가세요.
찍으러 가도 좋고,
지우러 가도 괜찮아요.
그럼, 다음 트립레터에서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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