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늘 조용히 시작되죠.
바람이 조금 더 부드러워지고, 나뭇가지 끝마다 작은 연두가 올라올 때, 우리도 어느새 고개를 들어 창밖을 더 오래 바라보게 됩니다.
지금 같은 때엔, 어딘가에 잠시 머물고 싶어져요. 한 잔의 커피, 좋아하는 음악, 그리고 창밖으로 흩날리는 벚꽃까지—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예쁜 공간들이 더 간절해지는 시간이죠.
그래서 이번 주 트립레터에서는 '봄을 보는 법’을 가르쳐주는 네 곳의 공간을 소개하려 해요. 한강을 따라 펼쳐진 뷰, 통창 너머로 흐르는 벚꽃, 조용한 음악과 책이 있는 책방까지.
지금, 우리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공간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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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립레터에서 소개하는 공간의 제목을 클릭하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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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흥동, 디어모먼트(Dear Moment)는 봄이 오기 전부터 예약 문의가 폭주하는 카페다. 이유는 명확하다. 넓게 트인 통창 너머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기 때문이다. 그 풍경은 마치 한 편의 영상 속 장면 같다,
SNS 상에서는 “대흥동 벚꽃 뷰 맛집”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 특히 메인 창가 자리는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통한 사전 예약이 필수일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벚꽃은 매년 다시 피지만, 이 뷰는 매년 다른 기억을 남긴다.
image ⓒ 디어모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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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자리한 진부책방스튜디오는 문학과 예술 전문 독립서점이다. 약 2천여 종의 시, 소설, 에세이, 예술서가 책방지기의 큐레이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단순한 서점의 기능을 넘어 낭독회, 독서모임, 공연, 영화 상영 등의 활동이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책을 읽는 행위뿐 아니라, 책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감각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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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반기는 건 한강이 아니다. TYPE 한강은 그보다 먼저, 디터 람스의 오디오와 절제된 조명의 무드로 사람을 멈춰 세운다. 상수동 서강빌딩 5층, 이름처럼 한강을 품고 있지만, 그 뷰에 기대지 않는다.
가구 하나하나의 배치, 벽면에 반사되는 빛의 각도까지 계산된 듯한 내부는 ‘멋’이 아니라 ‘의도’를 담고 있다. 눈 앞에 펼쳐지는 한강은 오히려 이 절제된 무드의 연장선처럼 느껴진다.
image ⓒ 가든포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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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킨니는 누군가의 취향이 정제되어 펼쳐진 공간이다. 과한 연출 없이 절제된 색감과 조명, 낮게 흐르는 음악이 공간에 머문다. 벚꽃이 피는 봄이면, 이곳은 더욱 특별해진다. 내부 창가 근처에 자리한 벚꽃나무는 바람이 불 때마다 꽃잎을 흩날리며 창 안으로 스며든다. 계절의 정점을 소리 없이 통과하는 이 장면은, 봄이라는 계절이 천천히 스며드는 감정임을 일깨운다.
image ⓒ 아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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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머무는 계절이라기보다, 스치고 가는 계절에 가깝죠. 그래서일까요. 우리는 봄이 올 때마다, 조금 더 천천히 걷고, 조금 더 오래 머물고 싶어지는지도 몰라요.
창가에 앉아 벚꽃을 바라보거나, 좋아하는 문장을 곱씹거나, 조명이 꺼진 공간에서 조용히 와인을 마시는 밤처럼요. 여러분의의 이번 봄도, 그런 조용한 시간들로 채워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봄의 한 장면을, 이번 주 트립레터 속 공간들에서 만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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